‘낯선 듯 익숙한’ 韓·몽골 전통음악의 소통 [영남일보]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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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9 13:05
韓 가곡-蒙 흐미 세계무형유산 등재 ‘무형문화재 제전’
월하문화재단, 5∼10일 울란바토르 등 2차례 공연 성황
공연을 마친 후 앙코르곡으로 한국의‘아리랑’을 한국과 몽골의 전 출연진이 합창하고 있다. |
극장에 고요한 정적이 감돌았다.
관객들은 작은 극장에 울린 ‘한국의 소리’에 고요히 침잠하고 있었다. 처음 접해보는 한국의 전통노래는 어딘지 낯설지가 않았다. 창밖에 비친 은은한 달그림자, 호수에 나는 황학, 푸른잎 사이로 실려오는 대바람까지 모두 느껴졌다. 초원을 옮겨다니며 고단한 유목의 삶을 사는 그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악은 마치 자연음처럼 들려왔다.
지난 9일 오후 3시 몽골 센트럴지역극장.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차를 타고 남서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이 극장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몽골과 한국의 전통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공연을 한 것. 50년 역사를 지닌 이 극장에서 한국과 몽골의 전통음악이 함께 공연되기는 흔치 않았다.
밤바씨는 “며칠 전부터 극장 앞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를 보고 공연을 알게 됐다. 평소 동경해온 한국의 전통공연이 열린다고 해 아내, 아들과 함께 극장을 찾았는데 몹시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공연이 열리기 2~3시간 전부터 극장 앞으로 몰려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한국팀은 남녀창을 비롯해 대금, 가야금, 무희 등 다양한 국악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대구를 비롯해 서울과 여수 등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예술가들이다. 김경배·박문규·예찬건·양장열·이승윤·우희자·이윤진·양성필·김규은·남영주·홍순이 등의 시창, 가야금 독주 ‘침향무’, 대금독주 산조, 가악 ‘상가라도’, 남녀창가곡 ‘태평가’ 등 한국의 맛과 멋이 담긴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가곡분야의 국가지정 인간문화재 김경배는 평조 ‘언락’을 불러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초원을 생활터전으로 살아가는 몽골인에게 음악은 가장 가까운 친구다. 하루 종일 걸어도 사람 하나 없이 펼쳐진 평원, 그 막막한 현실에서 유일한 위안이라면 음악이었다. ‘노래의 왕국’이라 부를 정도로 ‘흐미’를 비롯해 전통민요 ‘버긴도’, 3옥타브를 오르내리는 ‘오르딩도’ 등 넓은 초원에서 부르는 다양한 노래를 가졌다. 몽골인들은 삶의 애환이 있을 때, 가축을 몰거나 기를 때 노래와 함께 했다. 마치 농경문화인 우리나라에서 모를 심거나 타작을 할 때 노래가 따르듯이.
이번 공연에 가지는 몽골정부의 관심은 지대했다. 특히 함께 연주한 ‘몽골국립노래춤아카데미앙상블’은 몽골 본국은 물론 전세계 100여개국을 대상으로 활동해온 대표적인 전통예술단이다. 30명의 가수, 70여명의 연주자, 50명의 무용수, 곡예사 , 지휘자와 스태프 등이 활동 중이다. 엘하스롱 몽골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도지사, 몽골국영방송 등도 현장에 직접 찾아와 관심을 표명했다.
엘하스롱 몽골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한국과 몽골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면서 서로가 하나로 이어졌음을 느끼게 된다. 몽골 정부는 전통예술을 중심으로 서로간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배 월하문화재단 이사장(경북대 명예교수)은 “두나라는 문화적으로 서로 닮아있으면서도 각자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흐미’와 ‘가곡’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열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두 나라의 문화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몽골에서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출처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10816.0102007444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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